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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보철

임플란트 심으면 끝? 천만의 말씀! 기공사가 밝히는 '보철 완성'의 숨겨진 과정

 

치과에서 임플란트 상담을 받으시면 보통 "수술이 아플까?", "비용이 얼마일까?"를 가장 먼저 고민하십니다. 당연한 걱정입니다. 하지만 보철물을 직접 설계하고 깎아내는 치과 기공사(Dental Technician)의 입장에서 보면, 수술은 긴 여정의 '시작'일 뿐입니다.

 

진짜 중요한 승부는 잇몸 뼈와 임플란트가 붙은 뒤, 그 위에 어떤 '건축물(보철물)'을 올리느냐에서 갈립니다.

 

오늘은 인터넷에 널린 뻔한 수술 과정 설명 대신, 환자분의 입안에 들어갈 치아가 기공소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0.01mm의 오차도 없이 만들어지는지, 그 치열한 제작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 임플란트가 단순히 '나사 심는 수술'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실 겁니다.

 

'보철 완성'의 숨겨진 과정

 

1. 임플란트의 해부학 : 기공사는 '나사'보다 '기둥'을 봅니다

 

환자분들은 임플란트를 하나의 덩어리로 생각하시지만, 저희는 3단 합체 로봇처럼 봅니다. 이 구조를 이해해야 나중에 "임플란트가 흔들려요!"라며 당황하지 않습니다.

  1. 픽스처(Fixture - 인공 치근) : 치과 의사 선생님의 영역입니다. 잇몸 뼈 속에 심는 '나사' 부분이죠. 뿌리 역할을 합니다.
  2. 어버트먼트(Abutment - 지대주) : [핵심] 뼈 속의 나사와 겉에 보이는 치아를 연결하는 '기둥'입니다. 기공사인 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3. 크라운(Crown - 보철물) : 여러분이 눈으로 보고 씹게 될 '진짜 치아' 모양의 껍질입니다. 요즘은 단단하고 심미적인 '지르코니아'가 대세입니다.

대부분 1번(수술)만 중요하게 생각하시지만, 음식물이 끼지 않고 잇몸 염증이 안 생기려면 2번(기둥)과 3번(치아)의 디자인이 생명입니다.

 

2. 기성품 vs 맞춤형(Custom) : 기공사가 '커스텀'을 고집하는 이유

 

임플란트 부품에도 '기성복'과 '맞춤 정장'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과거에는 공장에서 똑같이 찍어낸 '기성 어버트먼트(Stock Abutment)'를 썼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잇몸의 두께, 치아의 크기, 씹는 각도가 다 다른데 똑같은 기둥을 쓰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 기성품의 문제 : 기둥이 잇몸 빈 공간을 꽉 채우지 못해 그 틈으로 음식물이 들어가고, 결국 임플란트 주위염(염증)을 유발합니다.
  • 맞춤형(Custom Abutment)의 혁명 : 그래서 요즘 저희 기공소에서는 환자분의 잇몸 라인에 딱 맞춰 CAD로 직접 디자인한 '커스텀 어버트먼트'**를 제작합니다.
    • 기공사가 3D 프로그램상에서 잇몸이 차오를 공간을 계산해 기둥을 설계합니다.
    • 넓은 기둥이 잇몸 구멍을 뚜껑처럼 딱 막아주니 음식물이 낄 틈이 없습니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제가 가족에게 권한다면 무조건 '커스텀'입니다.

 

3. "본뜨다가 토할 뻔했어요"는 옛말, 디지털 기공소의 풍경

 

예전에는 임플란트 본을 뜨려면 입안 가득 고무 인상재를 넣고 5분씩 기다려야 했습니다. 구역질 나고 힘드셨죠? 그 과정이 기공소에서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단계 1 : 구강 스캔과 데이터 전송

이제는 치과 위생사 선생님이 '구강 스캐너'라는 펜 모양의 카메라로 입안을 촬영합니다. 이 3D 데이터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저희 기공소 컴퓨터로 전송됩니다.

단계 2 : 3D 프린터의 활약

전송받은 파일은 모니터 속에만 존재하지만, 작업을 하려면 실물 모형이 필요합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3D 프린터입니다. 저는 작업 시 정밀도가 매우 높은 레진 3D 프린터를 사용합니다. 과거에 석고 가루 날리며 손으로 붓던 모형은 수축이나 변형 오차가 있었지만, 3D 프린터는 레이저로 굳혀 만들기 때문에 머리카락 굵기(약 0.05mm) 수준의 정밀함을 자랑합니다.

단계 3: 지르코니아 밀링과 컬러링

디자인이 끝난 치아 파일은 깎는 기계(밀링 머신)로 전송됩니다. 단단한 지르코니아 블록을 기계가 깎아내면, 기공사가 붓을 들고 주변 치아 색과 똑같이 색칠(컬러링)을 하고, 가마에 구워냅니다. 기계가 깎지만, 결국 사람의 손끝에서 생명력을 불어넣는 과정입니다.

 

4. 시술 후 관리: "나사가 풀릴 수 있다고요?"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놀라시는 순간이 "임플란트 치아가 흔들려요!"라며 치과에 오실 때입니다. 큰일 난 줄 아시지만, 십중팔구는 '나사 풀림(Screw Loosening)' 현상입니다.

 

임플란트는 구조적으로 '나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밥을 먹으며 씹는 힘은 약 50~70kg에 달합니다. 자동차 타이어 휠 너트도 오래 달리면 풀리듯이, 임플란트 나사도 충격을 계속 받으면 미세하게 풀릴 수 있습니다.

  • 기공사의 조언 : 이것은 불량이 아니라, 픽스처(뿌리)가 부러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Safety)입니다. 흔들리면 겁먹지 말고 치과에 가서 "나사 좀 조여주세요" 하면 5분 만에 해결됩니다. 오히려 너무 안 풀리고 버티다가 뿌리가 찢어지는 게 더 무섭습니다.

 

5. 글을 마치며: 10년 쓸 치아, 누가 만들까요?

 

임플란트 수술을 집도하는 건 치과의사 선생님이지만, 여러분이 매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치아'를 만드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저희 치과 기공사들입니다.

 

저렴한 가격만 좇기보다, "내 잇몸에 맞는 맞춤형 기둥을 써주는지", "최신 3D 장비로 정밀하게 만드는지"를 한 번쯤 물어보시는 현명한 환자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정성스럽게 만든 보철물은 환자분의 편안한 식사 시간으로 보답받으니까요.

 

임플란트 수술이 무서워서 멀쩡한 생니를 깎아내는 '브릿지'를 고민 중이신가요?

잠깐! 결정하시기 전에 치과 기공사가 가족에게는 절대 권하지 않는 보철물이 무엇인지, 그 이유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 임플란트 vs 브릿지 vs 틀니: 기공사가 뜯어본 내구성 비교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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