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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보철

치과 크라운 수명, 진짜 10년일까? (교체 시기 & 오래 쓰는 법)

큰 비용을 들여 치과 치료를 마치고 나면,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원장님, 이거 씌우면 평생 쓸 수 있나요?"

 

비싼 돈과 긴 시간을 들여 치료한 만큼, 한 번 치료하면 평생 튼튼하게 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치과 보철물은 '영구적'이지 않습니다. 마치 자동차 타이어나 신발처럼, 매일 씹고 뜯으며 사용하는 '소모품'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언제 바꿔야 할까요? 오늘은 크라운의 평균 수명교체해야 하는 결정적인 신호에 대해 솔직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치과 크라운 수명, 진짜 10년일까? (교체 시기 & 오래 쓰는 법)

 

1. 크라운의 평균 수명은 몇 년인가요?

 

가장 궁금해하시는 '숫자'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반적인 치의학 통계나 보험사 기준에 따르면, 크라운 보철물의 평균 수명은 약 7년에서 10년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말 그대로 '평균'일 뿐입니다.

  • 관리가 소홀하거나 딱딱한 음식을 즐기시는 분들은 5년도 안 돼서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 양치질을 꼼꼼히 하고 정기 검진을 잘 받으시는 분들은 15년, 20년 이상 문제없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즉, "몇 년을 쓰느냐"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수명을 결정합니다.

 

 

2. 멀쩡해 보이는데 왜 바꿔야 하나요? (교체 원인 1위)

많은 분들이 "보철물이 깨지거나 빠져야만 수명이 다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보철물 자체는 멀쩡한데, 그 속의 치아가 망가져서 교체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2차 충치'입니다.

 

접착제(Cement) 공간의 비밀 : 보철물을 제작할 때, 치아와 보철물이 들어갈 공간 사이에 약 30~50마이크론(머리카락 굵기의 절반) 정도의 미세한 '시멘트 공간(Cement Gap)'을 미리 계산해서 만듭니다.

 

이 공간에 접착제가 채워지는데, 문제는 세월이 흐르며 이 얇은 접착제 막이 침에 녹는다는 것입니다. 기공 과정에서 이 갭(Gap)을 아무리 정밀하게 설정해도, 구강 내 환경에 따라 접착제 소실은 막을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래서 보철물 겉면은 멀쩡해도 속은 비어있을 수 있는 것이죠.

 

미세한 틈 : 접착제가 녹은 자리에는 미세한 틈이 생기고, 그 사이로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들어갑니다.

 

속수무책인 속 충치 : 겉은 단단한 크라운이 덮고 있어 눈으로는 절대 보이지 않습니다. 통증이 느껴질 때쯤엔 이미 치아 뿌리까지 썩어 발치를 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3. 이럴 땐 치과 가야 합니다 (보철물 이상 신호 체크리스트)

"그럼 뜯어보기 전엔 모르는 거 아닌가요?"라고 걱정하실 수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 몸은 보철물에 문제가 생기면 몇 가지 신호를 보냅니다.

아래 체크리스트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보철물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보철물 교체 신호 자가 진단

냄새 : 보철물 주변에서 유독 구취가 나거나 이상한 맛이 느껴진다. (음식물이 부패하고 있다는 증거)

치실 걸림 : 예전엔 잘 들어가던 치실이 보철물 사이에서 뚝뚝 끊어지거나 뜯긴다.

통증 : 찬물이나 뜨거운 물을 마실 때 찌릿한 느낌이 든다.
잇몸 염증 : 크라운 주변 잇몸이 자주 붓고 피가 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즉시 치과 검진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기공사가 전하는 충격 실화: "오래된 금니의 배신"

 

기공소에서 일하다 보면, 환자분 입안에서 막 제거된 '15년 된 골드 크라운'을 볼 때가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번쩍번쩍하고 멀쩡해 보이죠. 하지만 뒤집어서 그 속을 보면 기겁을 하게 됩니다.

  • 충격적인 내부 : 접착제가 다 녹아 없어진 텅 빈 공간에는 새카만 음식물 찌꺼기와 삭아버린 치아 조각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 참을 수 없는 악취 :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냄새는 하수구 냄새보다 심합니다. 환자분은 본인 입안이라 잘 못 느끼셨겠지만, 10년 넘게 그 세균 덩어리를 입안에 품고 사셨던 겁니다.

"금니는 평생 쓴다"는 옛말만 믿고 20년씩 버티시는 분들이 계신데, 보철물 속은 아무도 모릅니다. 겉이 멀쩡해도 속은 썩어가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 제작자가 직접 눈으로 보고 말씀드리는 거니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4. 재료별로 수명 차이가 있나요?

재료(금, 지르코니아, PFM) 자체가 수명을 결정짓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교체하게 되는 원인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 골드(금) 크라운 : 금속 특성상 깨지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 씹다 보면 닳아서 구멍이 날 수 있습니다.
  • PFM / 지르코니아 : 치아 색이 나는 재료들은 너무 단단한 것을 씹거나 이갈이가 심하면 파절(깨짐)이나 크랙(금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5. 수명을 2배로 늘리는 관리 비결 3가지

보철물을 10년, 20년 오래 쓰고 싶으신가요? 방법은 딱 3가지입니다.

  1. 치실과 치간칫솔은 선택이 아닌 필수 : 칫솔질만으로는 보철물 사이 틈을 닦을 수 없습니다. 2차 충치를 막는 유일한 길은 치실 사용입니다.
  2. 질기고 딱딱한 음식 피하기 : 얼음, 오징어, 엿 등은 접착제를 녹이거나 보철물에 금이 가게 하는 주범입니다.
  3. ★가장 중요★ 6개월 정기 검진 : 겉으로 안 보이는 속 충치는 엑스레이를 찍어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접착제가 녹았는지, 잇몸 뼈는 괜찮은지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가장 큰 돈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결론

크라운 치료를 받은 지 7년이 넘으셨나요? 지금 당장 아프지 않더라도, 가까운 치과에 내원하셔서 보철물 상태를 점검받아보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통증이 시작되고 나서 가면 치료비도, 치료의 고통도 커집니다. 미리 점검하는 것이 내 치아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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