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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보철

"임플란트 하러 갔더니 뼈가 없대요" 치아 방치가 부르는 '얼굴 노화'의 진실

 

치아가 빠졌을 때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일까요? 대부분 "씹기 불편한 것"이나 "옆 치아가 쓰러지는 것"을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도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보철물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치과 기공사(Dental Technician)의 눈으로 봤을 때, 진짜 공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잇몸 속에서 조용히 일어납니다. 바로 '치조골 흡수(Alveolar Bone Resorption)', 즉 잇몸 뼈가 스스로 녹아 없어지는 현상입니다.

 

오늘은 치아를 방치했을 때 내 턱뼈와 얼굴에 어떤 '돌이킬 수 없는 생물학적 변화'가 생기는지, 그리고 왜 나중에는 돈을 싸들고 가도 예쁜 치아를 만들기 힘든지, 기공소의 3D 스캔 데이터를 토대로 낱낱이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 거울 속 내 얼굴을 다시 보게 되실 겁니다.

 

건강한 치조골과 치조골 흡수상태

 

1. 뼈는 '자극'이 없으면 사라집니다 (치조골의 배신)

 

우리 몸의 근육도 안 쓰면 마르듯이, 잇몸 뼈도 마찬가지입니다. 잇몸 뼈는 치아 뿌리를 잡고 있기 위해 존재하며, 씹을 때마다 전해지는 '기분 좋은 자극'이 뼈를 단단하게 유지해 줍니다.

 

그런데 치아가 빠지면 어떻게 될까요? 잇몸 뼈는 "아, 이제 내가 할 일을 다 했구나"라고 판단하고 스스로 부피를 줄여나갑니다. 이것이 바로 치조골 흡수입니다.

  • 기공사의 목격담 : 발치 후 3개월~6개월만 지나도 기공소로 넘어오는 모델(석고 모형)을 보면 잇몸 높이가 푹 꺼진 게 보입니다. 1년 이상 방치된 분들은 잇몸 뼈가 종잇장처럼 얇아져서 칼날 같은 형태(Knife Edge)가 되어버립니다.
  • 충격적인 속도 : 연구에 따르면 발치 후 첫 1년 안에 치조골 폭의 약 25%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흡수 속도는 느려지지만, 멈추지는 않고 평생 계속됩니다.

 

2. "치아가 왜 이렇게 길어요?" 기공사가 겪는 '심미적 딜레마'

 

환자분들이 방치 후 가장 후회하는 순간이 바로 보철물을 다 만들고 거울을 봤을 때입니다. "선생님, 새로 해 넣은 치아가 옆 치아보다 너무 길어서 보기 싫어요."

 

이건 기공사의 실력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뼈가 녹아서 잇몸 라인이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 디자인의 한계 : 잇몸이 내려갔는데 치아 머리 크기를 똑같이 만들면, 치아 뿌리가 훤히 보이거나 허공에 붕 뜬 치아가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치아 길이를 늘려서 빈 공간을 채워야 하니, 말의 이빨처럼 긴 치아(Long Tooth)가 나오는 것입니다.
  • 핑크 포세린(Pink Porcelain)의 등장 : 너무 보기 싫으면 저희는 치아 색 도자기 밑에 '잇몸 색깔 도자기(Pink Porcelain)'를 덧붙여서 가짜 잇몸을 만듭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 만들어도 진짜 내 잇몸처럼 자연스럽기는 어렵습니다. 예쁜 치아를 갖고 싶다면, 잇몸이 내려가기 전에 오셔야 합니다.

 

3. 뼈 이식 수술: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과정

 

"나중에 뼈 이식하면 되지"라고 쉽게 생각하시나요? 말이 좋아 이식이지, 기공사 입장에서 보면 턱뼈의 재건축 공사나 다름없습니다.

 

임플란트 나사(픽스처)는 뼈 속에 완전히 잠겨야 하는데, 뼈의 폭과 높이가 부족하면 나사가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신경을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 복잡해지는 수술 : 내 엉덩이 뼈나 인공 뼈 가루를 가져와서 채워 넣고, 차폐막(Membrane)으로 덮은 뒤 꿰매야 하는 '골유도 재생술(GBR)'이나 '상악동 거상술'이 필요해집니다.
  • 비용과 고통의 증가 : 치료 기간은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늘어나고, 비용도 1.5배에서 2배로 뜁니다. 방치가 낳은 가장 비싼 청구서인 셈이죠.

 

4. 얼굴이 늙어 보인다? '안모(Face)'의 붕괴

 

치아가 빠지면 단순히 입안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얼굴 전체의 인상을 바꿉니다. 전문 용어로 '수직 고경(VDO)의 상실'이라고 합니다.

 

치아와 잇몸 뼈는 입술과 볼 살을 안쪽에서 빵빵하게 받쳐주는 '텐트의 기둥'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기둥이 사라지고 땅(뼈)까지 꺼지면 텐트는 무너집니다.

  • 합죽이(노인성 안모) 변화 :
    1. 코와 턱 끝 사이의 거리가 짧아집니다.
    2. 입술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 얇아 보입니다.
    3. 입가에 깊은 팔자주름과 자글자글한 주름이 생깁니다.
  • 복원 불가 : 저희가 3D 프린터와 CAD 기술로 치아를 아무리 예쁘게 만들어 드려도, 이미 늘어져 버린 피부 탄력과 깊게 패인 주름까지는 치과 치료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동안(童顔)을 유지하는 최고의 비결은 아이크림이 아니라 '치아 보존'입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FAQ) - 기공사가 답해드립니다

 

Q. 뼈가 없으면 틀니를 하면 되지 않나요? A. 틀니야말로 잇몸 뼈가 생명입니다. 틀니는 잇몸 살 위에 얹혀서 버티는데, 뼈가 녹아서 잇몸이 평평해지면 틀니가 걸릴 턱이 없어서 말할 때마다 툭툭 빠지고 덜그럭거립니다. 뼈가 없으면 임플란트도, 틀니도 다 힘들어집니다.

 

Q. 이 빼고 언제 심는 게 제일 좋은가요? A. 정답은 '잇몸 뼈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서 뼈 상태가 양호하다면 치아를 뽑으면서 동시에 임플란트를 심는 '발치 즉시 식립'을 많이 합니다. 이렇게 하면 뼈가 녹을 틈을 주지 않아 잇몸 모양 유지에 가장 유리합니다.

하지만 염증이 심하거나 뼈가 너무 많이 녹아있는 경우라면, 안전을 위해 염증을 긁어내고 뼈가 차오를 때까지 2~3개월 기다렸다가(지연 식립)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마치며 : 뼈가 남아있을 때가 가장 쌉니다

 

기공소에서 일하며 수많은 환자분의 구강 모델을 봅니다.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조금만 일찍 오셨으면 뼈 이식 없이, 잇몸 도자기 없이, 정말 예쁘게 해 드렸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 때입니다.

 

지금 빠진 치아 자리를 혀로 만져보세요. 잇몸이 아직 도톰하신가요? 아니면 푹 꺼져 있으신가요? 아직 뼈가 남아있다면 다행입니다. 바로 지금이 가장 저렴하고, 가장 덜 아프고, 가장 예쁘게 치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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